본문 바로가기
이십삼도 공부

연에 얽힌 옛이야기

by 이십삼도 2023. 4. 30.

연에 얽힌 옛 이야기는 그리 흔하지 않은데, 김유신의 이야기는 현대인들도 깜박 속아넘어갈 만큼 교묘한 틀을 그 속에 숨겨 두고 있어 흥미롭다. 즉 왕군과 반란군의 싸움이 벌어졌는데 공교롭게도 어느날 밤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다.

 

 

연에 얽힌 옛이야기
연에 얽힌 옛이야기

 

 

김유신의 이야기

흔한 유성이었지만 때가 때이고 별은 곧 임금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었던 시절인지라 왕군이 질 징조라고 해석되었다. 이 때문에 반란군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았고 반비례로 왕군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이때 김유신은 왕군측의 장군으로서 사태수습에 나섰다. 그는 별이 땅에 떨어진 것은 임금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며 그 증거로 별이 다시 올라갈 것임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하늘에서 떨어진 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는 이 엉뚱하고도 희한한 말은 놀랍게도 예정된 날 예정된 시간에 어김없이 하늘로 올라가는 별로 하여 사실임이 증명되었다. 그것도 다름아닌 임금의 처소에서 별이 솟아올라 쏜살같이 하늘로 빛을 뿌리며 올라간 것이었다. 이로써 사기를 되찾은 왕군이 승리를 거둠은 당연한 일이지만 떨어진 별을 다시 올라가게 한 김유신의 신기한 재주는 두고두고 화제였다.

 

 

연을 이용한 속임수

그러나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당시의 임금 선덕여왕과 몇몇 대신 뿐이었는데, 한 마디로 말해 연을 이용한 멋진 속임수였다.김유신은 칠흙같이 어두운 밤하늘에 연을 날려 띄우고는 연줄에 불을 붙였던것이다. 기록은 이로부터 연놀이가 우리나라에 비롯되었다 하지만 그 전부터 연이 있었기에 그러한 아이디어가 가능하였을 것이다. 아뭏든 학자에 의하면 연은 아시아 여러 나라에 있지만 끊어먹기를 하거나재주를 부리는 점만은 우리 나라 연의 독특한 성질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연은 대개 날렵하고 적당한 크기로서 꼭지연, 반달연, 호랑이연 등 헤아릴수 없이 많은 갖가지 이름으로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그 전통이 사라져가고 있다.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게 사물의이치런가, 아아 불쌍한 한국의 연이여, 우리 나라 연이여・・・・・ 살아가다가 문득 올려다보는 하늘에는 언제나 연이 하나 떠있습니다. 그때마다 겅중겅중 뛰어올라 두손을 휘저어보지만 언제나 연줄을 붙잡지 못합니다. 별들이 빛나는 밤이 되면 저도 마치 이나 된 듯 검푸른 빛을 뿜어내고 해밖에는 보이지 않는낮에는 마치 한덩이와 같이 하늘을 떠돌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정교한 匠人의 손이 하늘의 눈을 가리기 위해 만든 眼帶처럼 생각되거나 혹은 우리가 남몰래 키우는 꿈으로생각됩니다.

 

 

연과 영혼

살아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다보면 어느 골목으로날쌔게 사라지는 그림자를 보듯이 그렇게 마음 쓰이는 연을 어찌할 수 없어 잠못이루는 나날입니다. —「龍歌」 연은 어쩌면 용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표현인지도 모른다. 하늘로올라가고 싶은 하나의 신호일 수도 있다. 우리의 영혼을 하늘로 옮겨가게 하는하나의 날개일 수도 있다. 영혼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살이 버려지고 썩어져 없어진다 해도 우리의 삶이 그것으로 그칠 수 없다는 미련일까. 살을 버리고 이름을 버린 채 그것만 홀로 살아 남아서 영원을 이룬다 한들 무슨 뜻을 갖는 것일까. 하지만 영혼에 관한 나의 소박한 질의는 언제나 연과 얽혀 헝클어지고 만다.

'이십삼도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를 쓸 때에 대한 이야기  (0) 2023.05.05
시창작의 외적 조건  (0) 2023.05.05
연과 영혼  (0) 2023.04.29
우리 시 이론  (0) 2023.04.23
문인들의 예술세계  (0) 2023.04.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