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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삼도 공부

갈대밭 글쓰기

by 이십삼도 2023. 5. 7.

갈대밭 사이로 흘러 들어오는 달빛을 바라다보면 갈대밭이 시나브로 흔들릴 적마다 무언가 울음처럼 번쩍이는 것이 있지만 그게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다. 드문드문 섞여 있는 붉은 점들이 달빛을 받아 한결 뚜렷해지더라도 헛된 죽음따위는 아직 헤아리고 싶지 않다.

 

 

갈대밭 글쓰기
갈대밭 글쓰기

 

계속 퇴고하기

마침내 거의 생각했던 대로 표현된 것 같았지만 이번에는 장사라는 제목이걸린다. 생각했던 만큼의 암시성이 희박한 것 같다. 결국 그가 죽은 '목도'를 다시 제목으로 삼았다. 발표한 작품은 다음과 같다. 갈대는 포아풀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키가 큰 놈은 3m나된다. 그것들을 골라 발을 만들어 걸면 무심한 달마저 벗이 된 사실다. 갈대잎을 들여다보면 피처럼 붉은 자죽이 드문드문 찍혀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朴堤上의 핏자죽이라고 전한다. 발가죽이벗겨진 채 갈대 그루터기 위를 걸어갔고 마침내는 에서 불에 타 죽었던 사내長沙의 모랫바닥에 주저 앉아 길게 부르짖었던 그의 지어미도 마침내 소리쳐 울다가 자진하고 말았다 한다.

 

갈대밭으로 글쓰기

갈대밭 사이로 흘러 들어오는 달빛을 바라다보면 갈대밭이 시나브로 흔들릴 적마다 무언가 울음처럼 번쩍이는 것이 있지만 그게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다. 드문드문 섞여 있는 붉은 들이 달빛을 받아 한결 뚜렷해질 때는 피를 보는 것 같아 섬뜩하기도하지만 그래도 아주 무심한 것만은 아닌 것같아 다시 한번 달을바라보게 된다.사람에 따라서는 위의 작품을 보며 발표작 대신에 되고 과정 중의 어느 다른 초고를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로서는 다시 읽어보아도 역시 발표작 쪽에 기울게 된다. 그것은 나의 시가 숙명적으로 나라는 한 시인의 정신사 전반과 관련이 되기 때문이다.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글을 쓸 때에는 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못지 않게 작품의 방향을 어떻게 적합하게 바꾸어 퇴고하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은 한두번의 퇴고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일단 작품을 써내려가면 거기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리며 더하고 빼다가 적절하게 완성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시의 경우에는 사용하는 단어가 너무 많지 않아야 하니 거기에서부터 다듬고 걸러내고 골라내는 것이 필요한 일이다. 시를 어떻게 쓰느냐 생각할 때 퇴고를 중시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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