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광 시인이 창작한 제2의 자연이 시다. 조지훈 시인이면 누구나 저마다 일가를 이룬 시의 정의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서구에서의 시의 개념이 아니라 동양에서의 시의 개념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양에서 시경의 의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서구시의 규범으로 삼는다면 동양에서는 『시경』이 시의 근원을 밝힌 책이라 할 수 있다. 동양에서는 『시경』에 나오는 사무사(思無邪)'나 '시언지(詩志)' 같은 개념이 전통적인 시(詩)의 개념으로내려왔다. 이런 개념은 교훈적이요 공리주의적인 성격을 띤 것이라고 할 수 있다.시란 어디까지나 덕성을 기르는 방편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낙이불음 애이불상(樂바였다.된다는 것이 중국 전통시가 주장하는)'해야만 특히 공리주의적 입장에서 나온 '문재도설(文)이나 시는 어디까지나 성정을 포함하고 있어야 된다는 주장은 살 만하다. 문(文)에서 도(道)가 있어야 된다는 철학적 관점은 동양시가 하나의 오묘한진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심성을 맑게 하는 도구로서 존재함을 말해 주는 것이라 하겠다.
주자(朱子)의 성정론
주자(朱子)의 성정론(論)이란 '움직이는 것은 정(情)이요.움직이지 않는 것은 성(性)'이라는 바탕으로 된 것인데, 물이 고요한 상태는 성에 속하고 움직여 물결이 출렁이는 상태는 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성이란 인의예지신을 말하고, 노애구애오욕은 정을 일컫는다. 시가 교화를 위한 것이라는 뜻은 본래 온유 돈후한 시정신으로 성정을 다스려서 풍화(風化)를 이루게 하며, 사람의 마음을 감화하여 세상의 도리를* 평정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남구만 시는 성정의 허(虛)한 곳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유몽인 시는 성정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의현 이런 말들은 시의 공리주의적인 면에 중점을 둔 것으로 시를 통한 사회적 교화, 정신적 교화를 이루어야 됨을 주장한 것이다.
시의 기여
시가 성정으로 개인의 정서 욕망 소원 등에 해당하는 것을 표현하되, 이것이 많은 이들의 덕성을 기르고 사회적 병폐나 정치적 모순을 고발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에 젖어있었다. 시가 성정에서 우러난다는 것은 우리나라 문인들 사이에도 변함없는 견해였다. 하지만 도학(道學)와 사장 사이에 약간의 견해 차이도 없지않았다. 남효온(南등의 사장 '시를 지음으로써 성정 도야에 도움' 이 시론 23된다는 견해를 내세운 데 반해 정여창(鄭汝昌) 등의 도학파들은 시보다는 성경 도야를 주목적으로 삼아야 되며, 시라는 것은 이런 상태에서 자연히 발생되는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조선왕조 중기에 들어서면 문학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뚜렷이 일어나서, 도덕이나 윤리적인 차원을 떠나 문학 작품에서 미의식을 찾으려는 경향이 일어났다.
댓글